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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 Issue 4

하루에도 수없이 마주치는 타인들, 그리고 그 각각의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서 우리는 ‘나’를 찾으려 애쓰지만 이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속한 집단은 무엇이며 그 안의 관계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일종의 사치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나에 대해 생각해야하며 나아가 너와 내가 이루는 ‘우리’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일까?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땅 위에 우리에게 뿌리내린 문화란 무엇이며 우리 문화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를 찾기 위해 우리를 찾고, 우리를 찾기 위해 우리 문화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마주친 모든 것들은 결국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나와 우리, 그리고 이것이 이루는 문화와 사회에 대한 고민이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으로 이어진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뿌리가 깊을수록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굳건한 힘을 갖는다. 뿌리는 나무가 무너지지 않고 땅에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영양분을 흡수하고 저장하여 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뿌리’는 ‘문화’가 우리에게 하는 역할과 닮아 있다. 문화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 하지만, 고대로부터 전해진 유무형의 모든 것들을 지지대로 삼아 우리를 서게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며 다음 세대에게 전해질 또 다른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의 문화, 우리의 뿌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전세계적 혼란은 나날이 파편화되어 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개개인을 더욱 소외 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혼자’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다시 어떻게 예전처럼 돌아가 ‘함께’ 살 수 있을까를 숙고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을 위한 가치 판단보다 공동체적 의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나’를 돌보고 보살피기에도 부족할 지도 모른다. 어쩌다 마주친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것은 거울을 보는 그 순간만큼이나 찰나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깊은 내면과 의식 깊숙한 곳에는 분명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본질이 있다.

그렇기에 LALA 장터는 깊이 들여다 보지 않으면, 아무런 접점이 없어 보이는 여러 갈래의 것들을 한데 모아, ‘뿌리’에 대한 고민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경계 없이, 폭넓게 아우르며 시대를 관통하는 미감을 찾아보고,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크로스오버 되어, 세대의 구분 없이 모두가 어우러지는 유희의 장을 만들고자 하며,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을 향한 문화의 씨앗들을 위한,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_글: 김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