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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원류, 간다라 걸작 여기 다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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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이 만난 붓다’展, 6월29일~9월30일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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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고행상'

음푹 들어간 눈, 깊게 패인 볼, 뼈만 앙상하게 남은 갈비뼈는 압도적 존재감을 내뿜는다. 살갗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사문은 이미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다. 그럼에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결가부좌한 채 선정에 잠겨 있는 모습은 지독한 구도열을 떠올리게 한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석가모니 고행상’이 그 모습 그대로 서울서 재현된다.

오는 6월29일부터 9월30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알렉산더 대왕이 만난 붓다–간다라 미술展’은 불교 미술의 원류로 꼽히는 간다라 걸작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주한파키스탄대사관,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과 라호르박물관,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하며, 석가모니를 처음 인간으로 형상화한 인도 간다라 지역 초기 불상부터 간다라 지방 왕족과 귀족의 모습을 반영한 관음보살입상 등 67점이 전시된다. 국내 교과서에 실린 바 있는 ‘석가모니 고행상’은 3D 홀로그램으로 재탄생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대왕의 등장은 페르시아제국의 정체된 문화를 동서양이 융합된 문화로 재탄생시켰다. 동서양의 활발한 교류 아래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5세기까지 고대 인도 간다라 지방을 중심으로 수세기 동안 헬레니즘이라 불리는 독특한 융합 문화가 번성했고, 이는 2세기 쿠샨왕조를 일으킨 카니슈카왕 때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 시기의 불교문화를 간다라문화라고 하는데, 때문에 그리스·헬레니즘 문화가 결합돼 서양 고전 조각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간다라 불상의 특징이기도 하다.

‘카니시카왕 사리함’에 새겨진 해와 달은 페르시아, 영혼을 나르는 새를 의미하는 거위는 힌두교, 꽃줄은 그리스와 로마의 전통을 보여주며, 부처님 발자국을 형상화한 조각에 새겨진 법륜과 만(卍)자 문양 등은 우주순환의 원리, 영원불멸의 상징을 나타낸다. 간다라 복식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를 하고 있는 ‘관음보살입상’은 간다라 지방의 왕족과 귀족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석가모니가 처음 선정에 든 때를 형상화한 ‘수하관경’은 처음 궁궐 밖을 나선 뒤 양육강식의 세계를 목격하고 비탄에 잠긴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기획을 맡은 이현영 인터아트채널 이사는 “2000년 전 간다라 유물을 통해 인류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인종과 문화, 종교 간 화합의 하모니를 볼 수 있는 뜻 깊은 전시”라며 “주한파키스탄대사관 세계문화외교사절단으로 뽑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전시 도슨트(해설사)를 맡아 친근하면서도 알기 쉽게 유물을 설명하는 특별한 시간도 준비돼 있다”고 했다.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전시다. 해외 유물 대여 기간 때문에 단 3달만 열리니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불교신문 | 이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