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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 공존, 동양식 미니정원... 유럽식보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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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국가정원 크리에이티브 가든 쇼’ 기획한 멘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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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과 디자인의 만남’은 현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디자인계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85·사진)는 “정원 디자인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꼭 필요한 미래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2016 순천만국가정원산업디자인전 행사 중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가든 쇼’ 전시기획을 맡는 동시에 가드닝 용품까지 새로 디자인했다. 전시장인 순천만 국제습지센터 1층 실내외에 펼쳐진 크리에이티브 가든 쇼에선 멘디니를 비롯해 패트리샤 우르퀴올라, 론 아라드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과 카펠리니·카르텔·마지스 등 유명 디자인회사의 정원 관련 제품을 함께 볼 수 있다.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멘디니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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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인형과 풀잎을 그래픽화 한 미니 화분들. 멘디니 특유의 밝은 컬러감과 위트가 느껴진다.



-‘정원과 디자인의 만남’이란 전시 콘셉트는.

“정원에는 나무·꽃 등 자연만 있는 게 아니다. 정원 사이를 걷다 잠시 쉴 수 있는 의자, 밤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조명, 정원에서 뛰노는 강아지 집도 필요하다. 여기에 감성적인 아트 작품까지 더한 게 이번 전시 구성이다.”

- ‘크리에이티브 가든 쇼’ 전시에 참여할 디자이너·회사를 선정한 기준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디자이너도 있지만 정원산업 관련 리서치를 하다 알게 된 디자이너와 회사도 있다. 다양한 소재와 타입·기능·가격대를 고려했고 무엇보다 사용자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제품 위주로 골랐다.”

-이번 전시를 위해 꽃병·화분·장갑 등 가드닝 제품을 직접 디자인했다.

“정원이 꼭 유럽식 정원만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오히려 실내에서 작은 화분을 정성들여 키우는 동양식 (미니)정원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기능적이면서도 인간과 자연을 좀 더 재밌게 연결해줄 수 있는 작은 제품을 디자인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화분 크기를 크고 작게 만들어 같이 모아두면 하나의 장식물처럼 보이도록 모듈화했다. 칙칙한 정원 장갑은 자꾸 끼고 싶은 패션장갑처럼 디자인했다.”

-위트와 컬러감이 돋보이는 디자인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평소 꽃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컬러나 형태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쓰임새가 없더라도 인간의 삶에서 탄생·에너지 등을 상징하는 등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꽃 말고도 꼭 필요하진 않지만 존재 자체가 중요한 것들이 있다. 내 디자인도 사람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속도를 줄이는 데 필요한 물건으로 여겨지면 좋겠다.”

-좋은 디자인이란 뭘까.

“늘 받는 질문이지만 여전히 정답은 잘 모르겠다.(웃음) 굳이 답하자면 좋은(의미와 개념이 있는) 형태와 수공예적인 작업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디자인이다.”

-당신의 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3개만 꼽는다면.

“프루스트 체어는 수공예로 이뤄진 예술작품이고, 그로닝거 뮤지엄은 다양한 기능을 담은 건축물이고, 아물레토 램프는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을 접목한 나의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빨간 스웨터를 입은 그에게 고운 백발과 잘 어울린다고 했더니 “딸들이 사준 스웨터”라고 자랑했다. 멘디니의 가족사랑은 디자인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예컨대 아물레토 램프는 책을 보기 시작한 어린 손자들의 눈 건강을 위해 디자인한 것이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