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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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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의 변신은 무죄'

 

앵커)

예전의 광고 카피 중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죠. 평소와 달리 어느 한순간 파격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을 때를 두고 하는 말인데요. 우리 도자기 고려청자가 과감한 변신을 했습니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두 명장을 통해 재탄생한 청자! 과연 어떤 모양인지 궁금하시죠. 김건태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 높이 30cm, 폭 20cm의 미니 안락의자 150개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모양과 색감에서 어느 하나 일치하는 것이 없습니다. '청자 프루스트'라는 이 작품은 흙을 빚고 구워 만든 푸른 빛깔의 우리 도자기, 청자입니다. 볼륨감이 살아있는 유럽식 디자인과 청자가 뿜어내는 그윽한 색감은 독특한 개성으로 재탄생한 다양한 '청자 화병'에도 고스란히 베여 있습니다. 분명 청자지만 과감한 곡선과 엉뚱한 모양은 보는 이로 하여금 우선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은은하게 보고 있노라면 당혹감은 금세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습니다.

 

인터뷰) 이지연 / 관람객

"새로운 형태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것 자체가 굉장히 저희한테는 다른 청자이면서도 청자라는 그 물체가 지닌 본질적인 면하고 참 맥락이 잘 맞아떨어져서 굉장히 신선한 전시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청자 리디자인 & 리바이벌 프로젝트'란 주제로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7종류 150여 점. 50년 가까이 고려청자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도예 명장 해강 유광열 선생과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만나 현대적 디자인을 청자로 빚어냈습니다.

 

인터뷰) 

유광열 / 도예 명장, '해강고려청자연구소' 소장 "청자를 제작해서 고온에 구워서 우리 고려시대의 색상, 기법 등 이런 것을 나타내면서 유럽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형태디자인, 이것을 그 사람이 생각했죠."

 

매끄러운 유약 층 아래 미세한 균열과 음, 양각 기법에 따라 달라지는 푸른 비색(엷은 청색)의 청자. 멘디니의 유럽식 형태디자인에 고려청자 기법을 적용해 지금의 청자가 탄생하기까지 두 명장은 한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2년의 시행착오 시간을 뛰어넘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유광열 / 도예 명장, '해강고려청자연구소' 소장 "이것이 유럽의 디자인이라도 우리의 어떤 정신적인 기법이 전혀 없어진 게 아니라 요소요소에 하나씩 베여 있죠. 그게 중요한 겁니다."

 

'흙이 만든 마술' 청자! 거기에 더해진 '실험적 디자인'. 이번 전시는 우리는 해강 선생의 손과 멘디니의 눈을 통해 이 시대에 맞게 변신하는 청자를 만나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인터뷰)

김양수 / 전시기획, 인터아트채널 대표 "청자가 어떻게 정말 세계화가 될 수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지금까지는 안 설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관람객이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아마 개방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에요. 이런 전시를 계기로…."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은 고려청자가 지닌 품위있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청자 그 자체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입니다. 연합뉴스 김건태입니다.

 

<촬영 - 김태호> kgt10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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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및 동영상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2976188